칭찬을 조각 한다는 것

2023. 6. 18. 15:00생각에서 나오는 말들/with_think_rain

마지막으로 칭찬을 받은 적이 언제인가. 아마 최근에 업로드한 칭찬에 관한 이야기 속 연락일 것이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칭찬을 들을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다. 옛날에는 집 앞 슈퍼에서 두부 한 모 사 오는 것만으로도 잘했다는 칭찬과 약간의 보상을 받을 때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잘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못하는 것은 응당 쓴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으로 변했다. 

"상우는 어른한테 참 예의가 발라요. 볼 때마다 인사를 한다니까." (초등학생 어느 때, 동네 어른)
"너 사진 진짜 잘 찍는다!" "학교 사람 중에서 네가 제일 카메라 잘 다루잖아." (대학생 어느 때, 동기) 

칭찬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초등학교 때 들었던 칭찬 덕에 더 예의 바르게 행동하려 노력하게 됐고, 대학생 때 들었던 칭찬 덕에 지금도 카메라를 들고 있을 수 있게 됐다. 내 작은 행동에 대한 긍정의 말 한마디가 내 앞으로의 긴 시간을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10년 후 내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을지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 내가 마지막으로 칭찬을 한 적은 언제인가. 오늘 처음 본 당신의 선행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내 옆에 있는 그대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이 한 노력의 결과가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말한 적은 언제인가. 애석하게도 기억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말과 위로가 되는 말을 해주는 사람이었지 칭찬을 해주는 사람은 아니었다. 물론 위로의 말속에 칭찬이 섞여 있었겠지만 누군가에게 온전히 칭찬의 목적으로 칭찬을 한 적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트로피엔'이라는 상패 제작 공방에서 일을 할 기회가 있었다.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포장과 배송을 돕게 됐다. 처음엔 알려준 그대로 일했지만, 금세 손에 익으니 손에 들린 트로피의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안에는 왜 이 상을 받는지, 누가 받고 누가 주는지 적혀있었다. 그 글을 찬찬히 읽고 이상이 없는지 살펴 정성스레 케이스에 눕혀 넣었다. 그리고 케이스의 문을 닫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를 칭찬할 준비가 됐다.' 

이 상을 받는 사람들도 성인이 된 후 얼마나 많은 칭찬을 받으며 살았을까. 곧 받을 이 칭찬이 얼마나 큰 행복으로 다가올까. 칭찬을 물건으로 만든 이 트로피를 볼 때마다 찾아오는 기쁨과 행복, 흐뭇함은 얼마나 클까. 

트로피가 들어간 여러 개의 케이스를 박스에 넣고 납품을 하러 갔다.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로비로 내려오셨다. 이름을 확인하고 박스를 건네어드렸다. 특별히 어떤 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 행동 안에 모든 칭찬의 말이 담겨있었다. 

어떤 사람의 칭찬을 만들고 그 칭찬을 전해 행복을 주는 것. 2주라는 시간 동안 내가 얻은 가치였다. 

우리는 시간이 갈수록 칭찬받는 것이 내 인생에 얼마나 큰 가치를 만들어 주는지 잊어가고 있는 듯하다. 애초에 칭찬을 할 일도 칭찬을 받을 일도 없기 때문일 것인데, 아마 '아이 - 어른'이 아닌 '어른 - 어른' 입장에서 상대를 칭찬한다는 것은 괜히 민망하기도 하고 굳이 칭찬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인 듯하다. 하지만 과거의 누군가 해준 칭찬이 지금의 더 나은 우리를 만든 것을 기억한다면, 그래서 우리가 누군가를 자주 칭찬하게 된다면, 길 잃은 사람에게 방향을 잡아주고, 목적지 코앞에서 멈춘 사람을 좀 더 걸을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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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어떠한 금전적 이득을 취하지 않은, 개인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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