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_essay_rain(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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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엔 까미노! : 일주일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 - 02. 마드리드
2023년 3월 17일 스페인 시간 20시 50분 사리아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어젯밤에 예약한 1인실로, 출발 전 마지막 정비를 위한 공간으로 잡았다. 내일부터는 선착순으로 들어갈 수 있는 숙소에 묵을 예정이다. 스페인에 도착한 지 하루도 안 돼서 사리아에 와 있는 게 믿기지 않았다. 어제 파리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를 갈아타고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한 게 밤 9시경이었다. 도착하자마자 역경이 좀 있었다. 마드리드 공항에서 내려서 터미널 표시가 돼 있는 간판을 따라 걸어갔다. 그런데 수하물 찾는 곳이 안 나오고 전철로 가는 무빙워크가 바로 나온 것이다. 알고 보니 한 층을 더 내려갔어야 했는데 2층에 나있는 게이트로 나와버린 것이었다. 나는 당황해서 여행자 안내데스크로 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직..
2023.05.05 -
부엔 까미노! : 일주일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 - 01. 비행기
2023년 3월 16일 한국시간 오후 7시 26분 오전 5시에 반에 나와 9시 반 경 비행기를 타고 지금까지 10시간 째 비행기를 타고있다. 자리가 불편하거나 몸이 베긴다는 느낌은 없다. 주변에서 걱정하며 햬기해줬던 '비행기 오래타면 불편하다.' 는 얘기에 티 안내게 걱정했던 마음이 우스워졌다. 다만 마스크 때문인지 일찍 일어나서인지 두통이 조금 있다. 약을 먹기는 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제대로된 첫 해외여행이지만 아직까지 감흥은 없다. 아직 비행기에만 갇혀 있거니와 주변엔 한국인들로 넘쳐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마실 것을 먹으로 비행기의 끝 쪽으로 갔다. 그 곳에는 두 세명의 사람들이 핸드폰을 창문에 바짝대고 밖을 보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 예쁘길래 그러나 싶어 조금 기다리다 나도 창문으로 향..
2023.04.23 -
두 번째 마중
인천공항 출국장 E 게이트가 사람들을 뱉어내고 있다. 출국 게이트에서는 비행기가 도착했다고 해서 상영이 끝난 영화관이나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처럼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지 않는다. 한 명 한 명씩 혹은 한 무리씩 나오는데, 그 덕에 출국 게이트의 자동문은 열렸다가 닫혔다가를 반복한다. 그러다 보니 출국 게이트가 사람들을 '퉤, 퉤.' 하면서 뱉어내는 듯했다. 벌써 네 번째 귀국이다. 싱가폴, 아르메니아, 아부다비 그리고 오늘 두바이. 그 중에 내가 공항에 마중 나가 있던 것은 아부다비 이후로 두 번째다. 지난 아부다비 마중 때 두 시간 정도 일찍 가있었는데 원래 도착 예정 시간보다 이삼십분 쯤 일찍 도착했다. 그 경험이 있기에 오늘도 원래 도착 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공항에 도착했다. 주차를 하고..
2023.02.12 -
엄마는 카메라 뒤에 있는 네 뒤에 있어
내가 20살이던 때 어머니께서 카메라를 사주셨다. 여름방학이라 집에 있던 나를 어머니께서는 안방으로 부르셨다. 내 방에서 안방까지 그 짧은 거리를 귀찮아하던 내가 생각난다. 투덜거리며 앉자 어떤 서론도 없이 적금을 모아 놓은 걸로 카메라를 사주시겠다 하셨다. 적금을 깨신다는 말에 내색하지 않았지만 머릿속에서는 즐거움에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그 사이에 어머니는 울고 계셨다. 다른 부모만큼 해주지 못한다는 미안함 때문이었을까. 차분했던 입과는 다르게 무척이나 따뜻한 눈이었다. 이제 그만 가보라는 말에 방으로 돌아왔다. 곧바로 카메라를 알아보고 학교에서 제일 잘 아는 선배에게 연락해 많은 정보를 얻어 무엇을 살지 결정했다. 그렇게 얻게된 캐논의 700D가 내 첫 카메라였다. 아마 내 이름으로 온 첫 택배였던..
2023.02.11